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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29일째: 무아: 마음은 재주가 많은 화가와 같다

오늘은 글의 주제를 가장 먼저 말하고 시작하고 싶다.

심여공화사 능화제세간 오온실종생 무법이불조
心如工畵師 能畵諸世間 五蘊實從生 無法而不造
: 마음은 아주 재주가 많은 화가와 같아서 온갖 오온을 만들어 낸다

약인지심행 보조제세간 시인즉견불 요불진실성
若人知心行 普造諸世間 是人則見佛 了佛眞實性
: 만약 누간가가 일체의 세간이 내 마음을 만든다는 것을 안다면,
이 사람은 부처님의 진실한 뜻을 아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의미는 ‘힘든 일에 굴복하지 말라’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겁내지말고 용기를 갖고 나아가라 라는 자기개발의 의미에서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말이 불교의 ‘무아’사상과 관련이 있다고 하면 어떻겠는가.
조금은 억지일수도 있지만 나는 큰 맥락은 같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힘들다‘에 대해서 살펴보자.
‘힘들다’는 것은 어떤 일의 본질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공부’에 대해 생각해보자.
‘공부’가 무언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공부는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이다’라고 대부분 대답할 것이라 생각한다.
공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공부는 힘든 것이다‘라고  대답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힘들다는 무엇일까?
‘쉽다’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인간이 개인의 측면에서 바라본 일의 특성을 나타내기 위한 개념이다.
공부의 양이 많은 사람, 낯선 과목에 대해 처음 배우는 사람, 깊이 공부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공부란 ’힘든‘ 것이다.
하지만 더하기 빼기를 다시 공부하는 대학생, 곱하기를 다시 공부하는 물리학과 교수에게 이러한 공부는 ’쉬운‘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개인의 측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즉, 누군가에게는 ‘힘든’ 일이 누군가에게는 ‘쉬운’ 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힘들다‘는 개념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인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라는 것이다.
즉, 마음이 생각하기에 따라서 내 앞의 세상이 그려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무엇이든간에 고유의 ’본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수사견(一水四見) 이라는 말이 있다.
천인은 물을 보석으로 치장된 연못으로 보고, 인간은 물로 보며, 아귀는 피로 보고, 물고기는 집으로 여긴다는 뜻이다.
즉, 같은 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본다는 의미이다.

약간 불교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일은 사람에 따라, 마음에 따라, 관계에 따라, 인연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무아’라는 것이다.

2024년 6월을 살아가는 나에게 이 가르침이 중요한 이유는
누군가를 판단할 때 나만의 마음으로 판단하고
그것을 그 사람의 본질이라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늘 이 사실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