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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일기

108배 20일째: 남겨놓는 마음 ‘잔심’


잔심, 残心, Zanshin
남을 ’잔‘, 마음’심‘: 마음을 남겨놓다

잔심이라는 말은 일본 무술에서, 특히 검도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다.
사전적인 의미는 “ 상대에게 유효타를 가한 이후에도 공격의 기세와 언제라도 싸움을 지속할 수 있는 자세 및 마음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약하자면, ”공격을 한번 끝낸 이후에도 언제든지 대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마음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 다른 각도로 바라보고 싶다.
“ 지금 하고 있지 않더라도 마음 속으로 잊지 않는 것“

운동 시합은 오랜 시간동안 이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 중요한 것은 찰나의 순간에 최고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 생활은 약간 다르다.
인생은 단기간동안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닌, 하루하루의 습관이 쌓여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긴 시간동안 내가 가는 길을 잊지 않고 차근차근 걸어가는 것이다.

운동 시합에 임하는 태도로 인생에 임한다면 오래가지 못하고 지쳐버릴 것 같다.
어차피 인생은 과정이다.
죽기 전에 남는 것은 결국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왔던 나의 기억이다.
몸도 두고, 성취도 두고 떠나간다.
오로지 기억만 안고 간다.

합리화 하는 것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합리화’라는 단어는 ‘결국 하지 않았음’이라는 미래를 내포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잔심을 남겨놓는 것은 정반대이다.
왜냐하면 ’잔심이라는 말은 결국 했음‘을 내포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누구나에게 이루고 싶은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시험과 같이 데드라인이 이미 정해진 일정은 잔심을 남겨놓는 것으로는 부족한다.
그때는 매일매일 최선을 쏟아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나와 같이 꾸준히 108배를 하여 앞으로의 인생에서 나아가야 할 길을 명확히 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성취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고
매일 하지 못하더라도 ‘잔심’을 남겨놓고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상 오랜만에 108배를 하게 된 한 불자의 핑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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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입니다. 정말 이렇게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